2024. 12. 16. 18:39ㆍ운봉소식 2024년
운봉소식 2024년 12월호
마을탐방 삼산마을
올해 달력도 딱 한 장 남았다. 벌써 1년이 획 하고 지나간 느낌이다. ‘시간은 화살과 같다’ 라는 말이 딱 맞다. 1년은 365일이라는 물리적 시간은 길지라도 반복된 일상 속에서 바쁘게 살아 왔기 때문에 1년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요?
올 해 만큼 우리지역이 지역발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높은 때도 없었다. 제2중앙경찰학교를 유치코자하는 바램으로 우리지역은 물론 남원 어디를 가더라도 플래카드 넘쳐난다. 전국적으로 뜨거운 이슈다 보니 유치 결정이 내년으로 미루어 졌다. 지역균형발전과 경찰학교 설치에 최적화된 지역이란 논리로 결정되어 우리의 염원이 꼭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2024년 12월호는 삼산(三山)마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운봉사거리(농협 앞)에서 엄계마을 앞을 지나 삼산마을까지는 약 1.85km로 가까운 거리다. 마을에 다다르자 이 마을의 상징이 된 소나무 숲이 왼쪽으로 펼쳐져 있고, 바로 왼쪽 도로변에는 붉은색을 띤 자연석에 ‘삼산마을’이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큰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위로 향하여 가자 하얀 대리석에 ‘고운향 삼산마을’ 이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나타났다.
먼저 삼산마을의 지형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산덕마을 동쪽 발산(鉢山, 바래봉, 스님의 밥 그릇 모양의 산)은 운봉향교의 주산(主山)이고, 향교의 서쪽에 있는 나지막한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 산은 삼태봉(三台峰), 삼태산(三台山)이라 불러왔다. 또한, 이어져온 산맥 없이 평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내접봉(來接峰), 내접산(來接山)이라 불러왔고 운봉향교 앞에 위치한 안산(案山)이다.
삼산마을은 그 유래가 재미있다. 고려 말 양씨, 김씨, 이씨 등이 처음 정착하여 마을을 형성했다고 하며, 앞서 언급한 향교 서쪽의 삼태봉(마을에서는 동쪽에 위치)이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마을 이름도 삼산마을로 불리어 왔다고 한다. 실제로 봉우리 세 개가 있는지 확인코자 향교 앞으로 가서 삼태봉을 쳐다보니 가운데 낮은 봉우리 좌우로 비슷한 봉우리 2개가 위치하고 있었다. 다음 인터넷 지도상 좌측 봉우리는 ‘삼산봉’으로 표시되어 있다. 아기자기한 모습의 봉우리이다.
삼산마을하면 노거송의 오랜 기품이 배어나는 마을 숲을 빼 놓을 수가 없다. 소나무 숲은 세 군데로 나눌 수가 있는 데, 마을 북쪽 입구에서 시작하는 제 1의 숲(아랫숲)으로 수십 그루의 노송이 두 세 그루씩 열을 지어 심어져 있는데 길이는 약 100m 정도다. 이 숲은 북서풍을 막아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이라 판단된다.
제 2의 숲(중간숲)은 마을 중간부분에 있는 숲으로 한문 여덟 팔(八)자 모양으로 하나는 두 세 그루씩 약 35m이고, 다른 한쪽은 약 56m가 심어져 있다. 이 숲은 서풍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 3의 숲(웃숲)은 마을 남쪽 약 3,000평에 조성된 대규모 숲으로 수 백주의 노송들이 다채롭고 기묘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숲은 세걸산 등에서 불어오는 거친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다. 한편, 마을 앞으로 세걸산에서 발원한 물이 ‘람천’을 이루어 흘러 내려가는 데, 옛날에는 제방이 축조되지 않아 수해 방지 목적으로도 소나무를 심어 이에 대비한 것으로 생각된다.
세 군데 모두 수령 약 100년에서 350년 된 소나무가 눈 많고 바람 센 지형 탓에 밑동에서부터 가지가 땅을 기고 있는 모습, 어떤 노송은 45도 각도로 우 상향 하고 있고, 또 어떤 것은 S자 모양을 띠는 것도 있고, 제 몸을 좌우로 한껏 불려 풍성한 모습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달리는 등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기묘묘하고 독특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바람과 수해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선조들께서는 소나무를 심고,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가꾸는데 온 정성을 다해 왔을 정도로 소나무 숲 사랑이 남달랐던 곳이다. 이러한 애정이 후손들에게도 이어져 내려와 마을 주민들은 훼손되거나 빈 공간에 소나무를 보식하여 온전한 소나무 숲을 만들고 세월의 깊이와 전통을 간직하기 위해 소나무 숲 보전에 힘쓰고 있다.
이 마을 숲에는 마을의 남북 양단에 두 개의 당산나무가 지정되어 있다. 남쪽 웃숲에 있는 당산을 윗당산이라 하고 북쪽 아랫숲에 있는 당산을 아랫당산이라고 하는데, 윗당산을 ‘할아버지 당산‘이라 하고 아랫당산을 ’할머니 당산‘이라 한다. 할아버지 당산과 할머니 당산은 서로 비슷한 모양으로 조성되었다. 둘 다 큰 소나무를 중심에 두고 약 1.5m 높이에 지름 약 2m 크기로 작은 돌을 사용하여 동그랗게 쌓아 만들었다.
당산제는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산에서 마을의 재앙을 물리치고 평화와 풍년을 기원하는 공동 제사로써 당산제를 지내고 나면 마을의 괴질 등의 병과 재앙이 없어지고 풍년이 든다는 것이다. 매년 정월보름이면 당산제를 지내오고 있다(당산의 유래 표지판 참조)
웃숲에 개설되어 있는 산책로를 걷다보면 옛날 우리가 보았던 전통 물길(도랑 또는 작은 샛강이라고도 함)을 만날 수 있다. 주민들은 오래전에 공안천의 물길 2개를 돌려 마을숲을 거쳐 마을을 관통하여 마을 안길 사이로 흐르도록 했다. 현재도 주택의 담장 밑으로 맑은 물이 흘러들어왔다 나간다. 예전에는 아낙들이 이 물로 담장 안에서 , 설거지, 목욕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빨래터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을 입구에 다다르자 운봉목기공방 간판이 붙여있는 큰 건물이 소재하고 있다. 박수택 장인이 운영하는 목기공방이다. 과거 지리산의 풍부하고 질 좋은 나무를 이용하여 목기를 가공하여 왔던 목공예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현장이다. 공방건물 앞에는 화강암 비석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1호 목기장 박수태’ 라고 새겨져 있고, 바로 옆에는 해설이 있는 공방이라 적혀진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표지판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형문화재 박수태는 남원목기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한평생을 바쳐왔다. 16세에 부모에게 목공기술을 전수받아 60여년을 전념해왔으며, 제기 위주의 목공예를 생활용품으로 범위를 넓혀 자신만의 브랜드를 이루었다. 남원목기를 세계화하려는 그의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는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그의 장인정신 그 자체이다’ 라고 적혀 있다.
삼산마을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한데 그 중 하나가 골목골목마다 만들어진 아담한 돌담장이다. 돌담장에는 담쟁이 넝쿨이 이미 자리를 하고 있고, 돌담장 밑으로는 도랑이 있어 물소리가 들리고, 돌담장 너머로 텃밭과 아담한 집을 보면서 걷고 있으니 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목기공방 왼쪽 안으로 걸어가니 삼산마을회관이 나타났다. 회관 안에는 많은 주민이 휴식을 하고 있었다. 또한 아랫숲에는 마을 정자인 ‘송운정(松雲亭)‘ 이 소재하고, 웃숲에도 이름 없는 정자가 있는 데, 마을 주민은 물론 탐방객에게 휴식처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2023년 12월 말 현재 이 마을에는 총 20세대에 남자 20명, 여자 18명이 생활하고 있다. 운봉의 여타마을과 비교하면 소규모에 속한다. 현재 전주최씨, 남원양씨, 광산김씨, 흥덕장씨, 김해김씨 등 다양한 성씨들이 살고 있다. 주민들 대부분은 벼농사나 밭농사에 종사하고 있다. 상추 재배농가, 한우농가, 고사리재배 농가가 각 1농가이다.
삼산마을의 이야기를 쓰기까지 협조해 주신 김중열 이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김대훈 마을탐방 기자
고사성어 : 공자천주
공차천주는 ‘공자가 구슬을 꿴다’라는 말인데 공자가 시골 아낙에게 구슬에 실을 꿰는 방법을 물어 구슬을 꿰었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물어 배울 점이 있으니 아랫사람에게 물기를 부끄러워 말라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의 교훈을 담고 있는 말이다. 출처는 조정사원(祖庭事苑)에 나온다.
내용을 살펴보면, 공자가 진(陳)나라를 지나갈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아홉 구비나 구부러진 구멍이 있는 진기한 구슬을 얻은 공자는 그 구슬에 실을 꿰려고 했지만, 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아무리 실을 세우고 요리조리 돌려도 보고 백방으로 해 봐도 구불구불한 구멍 속으로 실을 도저히 넣어 꿸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낙네들이라면 혹 그 방법을 알고 있을 것도 같아서 근처에서 뽕잎을 따고 있던 아낙네에게 그 방법을 물었더니 그 아낙네는 방법을 알려 주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조용히 생각하십시오. 생각을 조용히 하십시오.”
이 말을 듣고 공자는 잠시 생각한 끝에 곧 그 뜻을 알아채고는 개미를 잡아다가 개미허리에 실을 매고 개미를 구슬의 한쪽 구멍에 밀어 넣고, 다른 쪽 구멍 즉 출구가 되는 구멍 쪽에 꿀을 발라 개미를 유인했는데 실을 허리에 맨 개미가 꿀 향기를 따라 결국 출구로 나왔다. 드디어 실이 구슬에 꿰어진 것이다.
아낙네가 ‘조용히 생각하십시오. 생각을 조용히 하십시오.’를 한자로 표현하면 밀이사지(密爾思之) 사지밀이(思之密爾)인데 빽빽할 밀(密) 자와 꿀 밀(蜜)자가 발음이 같은 것에서 착안한 것으로 바로 방법을 알려 주지 않고 재치 있는 표현을 한 아낙네도 보통이 아니지만, 비유해서 말한 것을 바로 알아내서 실을 꿴 공자 역시 대단하다.
서 말 구슬도 꿰어야 보물이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귀중한 것도 잘 활용했을 때 그 가치를 발휘 하는 법으로 나의 자질이 선천적으로 좋더라도 노력에 의해서 더욱 빛나는 법이다. 세상만사 무수한 이치를 안 배우고서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묻고 배워서 알고 실천하면서 지혜롭게 살아감이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공자같이 나면서부터 아는 소위 생이지지의 성인으로도 배움에 있어서 낮은 자세로 겸손할 것을 강조하였는바 ‘공자 천주’라는 고사에서 그 실상의 일면을 알 수 있겠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갈 때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三人行必有我師)라는 유명한 말을 굳이 거론치 않더라도 “상대가 어떤 신분이든 그들에게 장단점이 있으니 그들의 장단점을 보고서 모두 나의 생각과 행동을 닦는데 도움이 된다면 결국 나의 스승인 셈이다.
그러니 어찌 뽕밭의 아낙네라 해서 배울 것이 없겠는가. 올 한해 갑진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조용한 시간에 서재나 식탁에서 차 한 잔 마시며 1월부터 11월까지의 생활을 한 번쯤 스스로 점검하고 반성하여 을사년인 내년을 생활해 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는 시간을 가져 봄이 어떨는지. 이 또한 나를 진보케 하는 하나의 방편이 되니 말이다.
이학규 공안서당 훈장
2024년 첫눈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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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떠 보니 소복이 눈이 쌓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운봉 소식 구독자님들께 첫눈 사진을 부탁드리렸더니 운봉지역 독자님은 물론 경향 각지 구독자님께서 첫눈 사진을 보내 주셨다.
아래 사진은 구독자님께서 보내 주신 것이고 성함을 모르시는 분들도 계셔서 형평성을 위해 사진을 주신 모든 분을 전화번호로 표기하였다. 부디 이 사진을 누가 찍었나 보다 첫눈 광경을 감상해 보시길 바란다.
운봉 연재도 사진도 있고 향교 사진도 있고 과수원과 동편제 등등 운봉의 보물들을 찾아볼 수 있어 마치 숨은 그림찾기 같은 느낌이 든다.
사진을 보내주신 분들의 전화번호를 기재하였습니다.
운봉향교 제 22회 기로연 행사
지난 11월 19일 충효관(운봉읍 동천2길13)에서 기로연 행사를 가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22회째 계속되는 행사로 올해에 모신 어른은 김태봉 90세(행정), 김용문 88세(가산), 오삼탁 86세(산덕), 이인태 84세(수철), 김계룡 83세(인월) 이렇게 다섯 분이시다.
‘기로연’’은 관내 연로한 어르신을 공경하여 여는 경로 잔치를 말하는데 조선 태종때부터 기원하였다.
운봉향교에서는 해마다 전통 의례의 계승과 경로사상 고양을 위해 유림원로와 지역 어르신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왔다.
제 36차 조선 십승지 읍면장 협의회
남원시 운봉읍(읍장 이은주)은 지난 29일 역사적으로 전쟁, 재해, 질병이 없는 곳으로 널리 알려진 정감록의 십승지 지역인 지역의 읍면장이 모여 상생 협력 방안을 협의하는 ‘제36차 조선 십승지 읍면장 협의회’를 개최했다.
십승지란 조선시대에 전란 등을 피해 몸을 보전할 수 있고 거주 환경이 좋은 10곳을 의미하는데, 영주시 풍기읍, 봉화군 춘양면, 보은군 속리산면, 상주시 화북면, 남원시 운봉읍, 예천군 용문면, 공주시 유구읍, 영월군 영월읍, 무주군 무풍면, 부안군 변산면, 합천군 가야면 등이다.
이날 회의는 전국 십승지 읍면장 및 직원 등 30여 명이 참석해 각 읍면의 홍보사항과 협조사항을 공유하고,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당위성을 알리는 장이 되었다. 아울러 남원시 운봉읍과 예천군 용문면은 상호 고향사랑기부금 기탁을 통해 우의를 다지고 지역 발전을 응원하였으며, 회의 이후에는 광한루원과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등 남원의 주요 관광지를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운봉읍(읍장 이은주)은 “남원시와 운봉읍을 홍보하여 생활 관계 인구 증대에 이바지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십승지를 공유한 읍면 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상생발전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바래봉행복센터 ‘행복한희망동행’
지난 12월 6일 바래봉행복센터에서는 작은 축제가 있었다.
‘지역 주민들의 문화생활 거점 공간으로서 준공된 운봉읍 행복 문화센터 시설 공간의 기능을 홍보하고 주민의 숙원에 맞는 콘텐츠를 운영하기 위한 추진 기반 조성 마련’이라는 목적으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바래봉행복센터 운영위(위원장 최봉호)가 기획 주간하여 치른 행사다.
이 행사에는 ‘네오드론 로봇강아지 재롱’, 초등학교 3학년으로 구성된 댄스팀(운봉지역아동센터 지도)의 질풍가도외 2곡의, 남원시민예술단 늴리리 고고장구 및 난타, 초등학생 어린이들의 방송 댄스(지도 아이돌봄) 남녀스포츠 댄스 등 다채롭고 활기찬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최봉호 위원장은 ‘장기가 있으나 차마 보여주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는 지역민들이 마음 놓고 무대를 누비게 하고 싶었다’며 또 기회가 된다면 이런 행사를 또 열고 싶다고 하였다.
2024년 11월 30일 기준 운봉인구
인구수 : 3,564명 (남 1,729 여 1,835) 세대수 : 2,033
운봉소식은 ‘전라북도 마을 공동체 미디어 활성화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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